수줍고 부끄러운 첫사랑의 기억을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요? 2012년 개봉한 건축학개론은 누군가에게나 있을 수 있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영화입니다. 이제부터 영화의 줄거리, 출연배우와 영화의 뒷 이야기에 대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어느 날 서른다섯 살의 건축가 승민에게 대학 동창인 서연이 찾아와 자신의 집을 지어 달라고 합니다. 승민은 돈 많고 잘 나가는 부잣집 사모님 된 서연이 단순히 대학 동창에게 집을 의뢰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생각하며 집을 짓는 일이 시작됩니다. 시간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둘의 스무 살 대학교 1학년 시절로 돌아갑니다. 건축학과 새내기인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을 듣는 중 제주도에서 올라온 음대생 서연을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의 집이 본인과 같은 동네인 정릉임을 알게 된 승민은 교수님이 내어준 현장 과제 숙제를 그녀와 함께 하게 됩니다. 이 일로 둘은 급격히 가까워지게 되며 서연에 대한 승민의 마음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건축학개론 수업이 같은 과 형인 재욱을 좋아해서 듣게 되었다는 말에 승민은 외모, 가정환경 등의 현실적인 차이에 비참함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숨기게 됩니다. 연애 경험이 없었던 그는 유일하게 이 모든 것을 터놓고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은 자칭 연애 전문가인 친구 납뜩이뿐이었습니다. 결국 승민은 제대로 고백 한번 하지 못하고 첫사랑의 감정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5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서연을 마주한 승민은 함께 집을 지으면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승민은 그 당시 감정이 본인만의 짝사랑인 줄만 알았지만 서연 역시 승민이 첫사랑이었음을 깨닫고 승민의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둘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인지 결국 각자의 현실로 돌아가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출연배우
본 영화는 스무 살의 과거와 서른다섯 살의 현재를 오고 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지며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가 각각 나오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먼저 과거 서연역을 맡은 수지는 여자 아이돌 그룹인 미스에이 출신으로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하게 되었으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거 승민 역할을 맡은 이제훈 또한 본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으며 이후 분노의 윤리학, 박열, 시그널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아 각종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획득하게 됩니다. 갓 성인이 된 남자들의 연애 이야기를 다소 과장된 동작과 표현으로 영화의 유머 지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였던 납뜩이 역할의 조정석은, 본 영화를 통해 처음 대중들에게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강렬하게 남기게 됩니다. 첫사랑의 실패로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장면마다 등장하여 유쾌하게 연애 조언을 구해주는 모습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조정석은 이후 본업인 연기뿐만 아니라 예능 방송 및 음반 활동으로 다양한 재능을 뽐내며 국내 대표 배우로 활동 중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 가수 중의 한 명인 거미와 2018년 결혼하여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뒷 이야기
이 영화의 감독인 이용주 감독은 실제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집을 지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멜로 영화의 구조와 잘 맞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본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건축학개론 수업 중 교수님이 서연이 거주하는 정릉에 대해 물어보자 서울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연은 정릉에 대해 알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만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정릉은 조선 태조의 계비 신덕 왕후의 능이라고 합니다. 영화만큼 유명세를 타게 된 장소는 승민이 건축해 준 서연의 제주도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서연의 집은 지붕이 잔디로 구성되어 있어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도심의 답답함을 느끼는 대중들이 욕구를 자극하게 되어 제주도 방문 시 가고 싶은 명소가 되었습니다. 영화 촬영 이후 서연의 집은 카페로 바뀌어 실제로 현재까지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영화 속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완공된 제주도의 집에 승민이 서연에게 보낸 소포가 도착하고 거기에는 오래된 CD 플레이어와 함께 듣던 CD가 담겨 있었습니다. 바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라는 노래가 있는 앨범이었습니다. 15년 전 서연과 승민이 과제를 함께 진행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던 시절 이어폰을 한쪽씩 나누어 끼고 듣던 추억의 노래로, 본 영화가 상영된 이후 기억의 습작은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대표하는 곡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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